"상승장 계속된다"…전통 투자기법 버린 헤지펀드

입력 2017-06-04 19:01  

주식 '매수·공매도' 양방향 전략 대신 매수에만 '올인'

DS운용, 자산 90% 주식 매수
7개 펀드 올 평균 수익률 26.2%
롱쇼트 함께 쓰는 펀드는 부진

장세 바뀌면 수익률 요동칠 수도



[ 나수지/김우섭 기자 ] 헤지펀드의 기본 투자전략은 ‘롱쇼트’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사고(롱), 내릴 것으로 관측되면 공매도(쇼트)한다. 시장 상황이 좋건, 나쁘건 절대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전통의 헤지펀드 강자들은 그동안 이 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롱’에만 ‘올인’하는 헤지펀드들이 늘고 있다. 상승장인데 굳이 롱쇼트 전략을 고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일부 운용사는 펀드 자산의 90% 이상을 매수 전략으로만 운용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공매도 버린 헤지펀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자산운용은 ‘롱온리(only)’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헤지펀드를 7개 운용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자산의 90%가량을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쓰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하지 않는다. 나머지 10% 정도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한다.

DS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내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부품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주 주가가 오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며 “주가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개별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시점이 오면 메자닌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롱온리 전략을 쓰는 DS자산운용 7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올해 1~5월)은 26.20%에 달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주식형펀드 4개는 다양한 투자방법을 활용하는 멀티 전략을 표방하지만, 지금은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펀드 자산의 95%가량을 ‘주식 매수’에 할애하고 있다. 공매도 전략은 쓰지 않는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18.27%를 기록했다.

제이앤제이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헤지펀드도 매수 전략만을 사용해 올 들어 17.18%의 수익을 냈다.

◆“상승장엔 매수전략이 유리”

일부 자산운용사가 매수전략에 집중하는 이유는 증시 상승세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상승장에서는 통상 롱쇼트 전략보다는 롱온리 전략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실제 롱쇼트 전략을 유지하는 대형 운용사의 헤지펀드들은 최근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적인 롱쇼트 헤지펀드인 ‘삼성 H클럽 에쿼티 헤지펀드 1호’의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익률은 0.27%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 스마트Q 오퍼튜니티 1호’(1.71%)와 ‘브레인 태백 1호’(1.73%)도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 자산운용사의 헤지펀드 매니저는 “전통이 있는 대형 운용사의 헤지펀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롱과 쇼트 비율을 일정수준 유지한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전략을 바꾸는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롱온리’ 전략을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 수익률이 부진한 것도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가 ‘롱’에만 집중하도록 만든 이유로 꼽힌다. 메자닌은 주로 시가총액이 1000억~3000억원가량인 중소형 상장사가 주로 발행한다. 중소형주 주가가 떨어지면 메자닌의 옵션(신주인수권·전환권) 가치가 떨어져 수익률이 떨어진다. 현 상황에선 메자닌 투자 전략보다는 롱 전략이 수익률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바뀌면 롱온리 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롱온리 전략을 구사하는 중소 헤지펀드들이 시장이 나빠졌을 때도 적절하게 대응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김우섭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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